<발렌시아>의 동네 분위기
발렌시아는 도시 곳곳이 매력으로 가득한 여행지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은 시우타트 벨라, 즉 구시가지입니다. 이곳은 고딕 양식의 발렌시아 대성당을 비롯해 역사적인 건물들이 즐비하며,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 사이로 흐르는 오래된 정취가 특별한 인상을 남깁니다. 대성당 근처의 광장에서는 버스킹 공연이나 거리 예술가들의 모습도 쉽게 만날 수 있어 발길을 멈추게 만듭니다. 구시가지는 예전 도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는 경우가 많기때문에 현지이들의 생활모습을 잘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구시가지를 둘러본 후에는 현대적인 감성을 품은 ‘예술과 과학 도시’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곳은 이름에 걸맞게 거대한 수족관과 박물관, 미래적인 건축물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 여행자나 사진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입니다. 또한 시내에서 멀지 않은 말바로사 해변에서는 맑고 잔잔한 지중해를 바라보며 느긋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바닷바람에 머리가 헝클어져도, 그 순간만큼은 모든 것이 완벽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요즘들어 발렌시아에서 가장 뜨거운 감성을 품은 지역으로 떠오른 곳이 루사파입니다. 이곳의 거리는 저마다 개성 넘치는 색깔을 지니고 있어, 마치 도시 속 작은 예술품들을 만나는 기분이 듭니다. 감각적인 카페와 독립 서점, 작은 갤러리들이 모여 있어 젊은 감성을 자극하며, 해 질 무렵에는 거리 전체가 따뜻한 조명으로 물들어 로맨틱한 분위기를 더해줍니다.
사람들의 일상
발렌시아 사람들은 따뜻하고 여유로운 성격을 지녔습니다. 낯선 여행객에게도 쉽게 말을 걸며, 길을 묻는 이에게는 친절함 이상을 보여주는 설명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음을 따듯하게 해주는 친절로 도시에 대한 인상이 좋아지는 경험을 자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며칠만 머물러도 이 도시 특유의 인간미와 편안한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젖어들게 됩니다. 이곳 사람들은 삶을 즐기는 법을 잘 알고 있으며, 특히 축제를 통해 그들의 삶의 태도를 여실히 드러냅니다. 해마다 3월에 열리는 ‘파야스 축제’는 발렌시아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행사입니다. 도시 전역에 설치된 대형 조형물들은 마지막 날 모두 불태워지며, 그때는 불꽃과 환호로 온 도시가 들썩입니다. 열정과 창의력이 뒤섞인 이 축제는 단순한 행사를 넘어 진짜 삶의 표현처럼 느껴집니다. 발렌시아에서는 스페인어 이외에도 다른 언어처럼 생긴 말들이 여기저기 적혀있거나 들려올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곳은 스페인어와 함께 지역어인 발렌시아어가 함께 사용되기 때문이고 간판이나 표지판에도 두 언어가 나란히 적혀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의 생활에서 함꼐하는 식사는 매우 중요하게 생각됩니다. 여유롭게 차려진 한 끼의 식사가 하루의 중심이 되며, 대화와 미소로 채워지는 식탁이 일상의 행복을 말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점심은 대개 오후 늦게 시작되며, 저녁 식사는 8시 이후에 여유롭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식 앞에서는 시간도 느려지고, 대화와 웃음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모습이 인상 깊습니다.
기억에 남을 미식
발렌시아는 미식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이곳의 대표 음식은 단연 ‘파에야’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해산물 파에야와 달리 닭고기, 토끼고기, 콩이 들어간 것이 정통 방식입니다. 스페인의 다른 지역에서도 파에야를 흔히 볼 수 있지만 발렌시아에서 먹어본다면 고유한 식재료때문에 색다르게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얇게 펴 익힌 쌀이 바닥까지 바삭하게 익어 생기는 ‘소카라트’는 진정한 현지의 맛을 완성해주는 요소입니다. 한 숟갈 떠먹는 순간 고소한 풍미가 입안에 가득 퍼지며, 이 지역의 햇살과 바람이 함께 느껴지는 듯한 기분을 줍니다. 여름철에는 ‘호르차타’라는 독특한 음료도 인기가 많습니다. 타이거너트라는 식물 뿌리로 만든 이 음료는 시원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특징이며, ‘팟톤’이라는 달콤한 빵과 함께 먹으면 훨씬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간단한 조합 같지만 그 속엔 세대를 이어온 전통과 정성이 담겨 있습니다. 또 다른 인기 메뉴로는 토르티야, 에스겟사다, 감바스 같은 다양한 타파스가 있습니다. 바에서 여러 가지 타파스를 조금씩 시켜 와인이나 맥주와 함께 나누는 문화는 여행의 즐거움을 배로 만들어 줍니다. 소소한 접시 하나에서도 발렌시아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 식사 자체가 하나의 여행처럼 다가옵니다. 맛있는 음식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발렌시아의 하루는 한층 더 깊고 특별하게 기억될 것입니다.